STP 전략: 시장 세분화의 필요
태권도는 한국의 전통 무예로서 단순한 신체활동을 넘어서 정신 수양, 예절 교육, 문화 전파의 기능까지 포함한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스포츠이다. 이러한 태권도는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로 확산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도이자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태권도장은 다양한 사회적 환경 변화와 소비자 인식의 변화 속에서 경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태권도장이 효과적인 생존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교육기관의 역할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 특히 STP 전략의 적극적 도입이 요구된다. 이 중에서도 시장세분화(Segmentation)는 전체 시장을 유사한 특성과 니즈를 가진 집단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핵심적인 전략으로, 태권도장의 경영 실현 가능성과 수익 극대화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시장세분화는 고객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여 교육 상품 및 프로그램을 차별화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이 전략은 경제, 문화, 교육, 정치 등 거시환경 요인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시장의 변화를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어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적응하는 데 유리한 전략이다. 특히 최근 한국 사회는 인구 구조의 고령화, 청년층의 교육 부담 심화, 경제 저성장 기조, 문화 다변화, 정치적 불안정 등 복합적인 구조로 진입하고 있어, 이러한 환경을 고려한 세밀한 세분화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경제 환경은 전반적으로 둔화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5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1.6% 수준으로 전망되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청년층 실업률은 줄지 않고 있으며,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경제 환경은 태권도장을 찾는 고객의 소비 패턴에 영향을 미치며,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군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교육 기간, 콘텐츠의 다양성 등에서 세분화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문화적 요인도 시장세분화의 주요 기준이 된다. 현재 한국 사회는 개인화된 소비문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웰빙 지향성, 그리고 글로벌화된 문화 수용성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민들의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으며, 이는 전통적인 유산소 운동 외에도 심신 단련을 위한 무도, 요가, 명상 등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태권도는 단순한 신체 운동을 넘어 정신 수양과 문화 체험이 가능한 융합 콘텐츠로 각광받을 수 있는 요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세분화된 고객군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문화 교류의 확산과 함께 태권도를 체험하려는 외국인 거주자 또는 단기 체류자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문화 기반의 세분화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교육적 측면에서도 시장세분화의 가능성은 매우 다양하게 열려 있다. 한국의 교육 구조는 여전히 입시 중심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여가 시간은 학습에 의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태권도장은 단순한 수련장이 아니라 학습 스트레스 해소, 자기 통제력 강화, 집중력 향상 등 교육적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특히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입시 체력 프로그램’과 같이 명확한 목적성을 가진 수업을 구성하고, 유아 및 아동을 대상으로는 인성교육과 사회성 증진을 포함한 통합형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연령과 교육 목표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최근에는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이 강화되고 있으며, 사교육과 병행할 수 있는 보완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도 시장 내 수요가 존재한다.
정치적 요인은 간접적이지만 태권도장의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면을 지속해왔다. 선거, 정당 간 갈등, 외교적 위기 등은 사회 전반에 불확실성을 조장하며, 이는 소비 심리와 여가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정부의 체육진흥 정책, 청소년 복지 정책, 외국인 문화체험 정책 등이 국회와 지자체의 예산 편성 및 정책 수립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민간 태권도장의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외국인 근로자나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수주하는 등의 전략은 정치적 환경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시장세분화의 예가 될 수 있다.
한국 태권도의 현황을 고려할 때, 시장세분화 전략은 단기적 생존과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간주된다. 현재 국내 태권도장은 과포화 상태에 있으며, 대부분의 도장이 유사한 타깃층(초등학생)과 동일한 콘텐츠(기본 품새 및 겨루기 수업)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레드오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차별화된 전략 없이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이다. 특히 2024년 기준 전국 태권도장의 약 70% 이상이 월 평균 등록 인원이 60명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일반적인 프로그램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따라서 시장세분화를 통해 ‘블루오션’으로의 진입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특성과 니즈에 기반한 정교한 세분화 기준이 설정되어야 한다.
실질적인 시장세분화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첫째, 연령 기반 세분화가 필요하다. 태권도장은 영유아,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실버 세대 등 생애주기별로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 대상 수업에서는 기본기와 예절 중심 교육을, 중고등학생 대상 수업에서는 자기방어 기술과 체력 강화 교육을, 성인 및 직장인 대상 수업에서는 스트레스 해소와 피트니스 기능을, 실버 세대 대상 프로그램에서는 낙상 방지 및 관절 건강 유지를 위한 저강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둘째, 라이프스타일 기반 세분화가 요구된다. 건강, 웰빙, 가족 중심, 여가 중심, 문화 체험 중심 등 다양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다각화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패밀리 태권도’나 직장인을 위한 ‘야간 힐링 태권도’, 외국인을 위한 ‘K-컬처 체험 태권도’와 같은 상품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태권도장은 단순 수련기관에서 벗어나,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형 문화공간으로 재정의될 수 있다.
셋째, 지역 기반 세분화 전략도 병행되어야 한다. 대도시 중심 상권에서는 고급 콘텐츠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이 유효할 수 있으며, 반면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공공기관과 연계한 커뮤니티 기반 프로그램이 효과적일 수 있다. 지역별 생활 패턴, 평균 소득, 경쟁기관 수, 문화 수준 등을 고려하여 지역 맞춤형 마케팅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수도권 지역에서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1:1 맞춤 수업 또는 엘리트 태권도 프로그램이 각광받을 수 있으며, 지방에서는 방과 후 돌봄과 연계된 프로그램이 주민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획될 수 있다.
넷째, 심리적 세분화 전략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가치관, 성향, 기대 수준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서적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자군과 기능적 성취를 추구하는 소비자군으로 나누어 각각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태권도를 통해 자녀의 인성을 키우고자 하는 부모층에게는 훈육 및 인성 중심 커리큘럼을 강조하고, 운동 효과나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수련하는 소비자층에게는 프로그램의 운동량, 칼로리 소모량, 체력 향상 등을 수치화하여 제공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이와 같은 다면적 세분화 전략은 단순히 마케팅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태권도장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전략으로 기능한다. 특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강조하고 있는 ‘생활체육 활성화’, ‘문화복지 확대’, ‘다문화 사회 통합’ 등의 공공정책과 연계하여 태권도장이 새로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태권도장은 글로벌화 전략과 연계하여 K-컬처의 일환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교류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는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서의 확장성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회의 경제, 문화, 교육, 정치 등 복합적인 사회 환경 변화 속에서 태권도장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본질적인 해답은 ‘세분화된 수요에 대한 정교한 응답’이다. 시장세분화는 태권도장이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영 전략이자 생존 전략이다. 따라서 태권도장은 전통 무도 교육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되, 소비자 중심적 사고와 시장 기반 접근 방식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길을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출발점이자 핵심 전략이 바로 시장세분화이며, 향후 태권도장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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