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스포츠이벤트에서의 홍보계획

스포츠 이벤트는 단순한 경기나 축제의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기업, 대중의 정서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사회문화적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스포츠 이벤트는 특정 시간과 공간 내에서만 실현되는 일회성 또는 반복성 행사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홍보 계획의 중요성은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보다도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홍보는 이벤트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고, 참가자 및 관람객을 유치하며, 궁극적으로는 스폰서십의 가치와 지역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등 다층적인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적 행위이다.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경쟁과 열정,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서사 구조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콘텐츠를 적절히 활용하여 감정적 몰입을 유도하는 홍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이벤트에서 홍보 계획은 단순히 홍보물을 배포하거나 광고를 게재하는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행사 개최 전 수개월 전부터 시작되어, 개최 직전에는 관심과 참여를 집중시키고, 행사 당일에는 현장감을 전달하며, 행사 이후에는 피드백과 브랜드 유지를 위한 콘텐츠로 이어지는 일련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 이러한 홍보 계획은 크게 홍보 타겟의 분석, 핵심 메시지의 설정, 홍보 채널의 구성, 콘텐츠의 개발, 홍보 일정의 조율, 예산의 수립 및 관리, 성과 평가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의 단계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우선 홍보 타겟 분석은 이벤트의 성격에 따라 결정된다. 마라톤 대회와 같은 대규모 참여형 스포츠 이벤트는 마라톤 동호인, 건강 관심 계층, 가족 단위 참여자, 지역 주민 등이 주요 타겟이 되며, 프로스포츠 경기와 같은 관람형 이벤트는 스포츠 팬덤, 청소년, 기업 고객 등이 중심이 된다. 이 과정에서 연령, 성별, 직업, 소득 수준, 미디어 소비 형태, 거주 지역, 생활 패턴 등을 세분화하여, 맞춤형 메시지와 홍보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경우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와 같은 시각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지역 신문이나 케이블 방송, 옥외광고 등이 유리할 수 있다.

 

홍보 메시지의 설정은 이벤트의 정체성을 대중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핵심 작업이다. 홍보 메시지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이벤트의 목적, 가치를 담아내는 감성적 언어와 상징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서울마라톤의 경우 “서울을 달리다, 내일을 향하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 도시와의 연결,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철학을 전달하였다. 이러한 메시지는 포스터, 영상, 보도자료, SNS 해시태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인지도를 제고하고 참여 의지를 고취시킨다.

 

홍보 채널의 구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미디어와 PR,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마케팅 등 다양한 경로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온라인 채널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카카오채널 등 SNS와 검색 포털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영상 중심의 콘텐츠는 유튜브 광고, 티저 영상, 브이로그 형식으로 활용된다. 오프라인 채널은 버스 외부 광고, 지하철 라이트 광고, 전단지, 현수막, 포스터 등을 포함하며, 특히 지역 기반 이벤트에서는 오프라인 광고가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미디어 채널은 언론보도, TV 및 라디오 광고, 보도자료 배포, 기자간담회 등을 포함하며, 공식성과 신뢰성을 강화할 수 있다. PR 이벤트로는 사전 퍼포먼스, 유명인사 초청, 릴레이 행사 등을 기획할 수 있으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스포츠 유튜버, SNS 인플루언서, 유명 선수의 참여를 통해 팬덤 기반의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보 콘텐츠의 개발은 스포츠 이벤트의 성공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핵심 요소이다. 콘텐츠는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기반의 영상, 이미지, 인터뷰, 후기 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마라톤 참가자의 도전 스토리를 다큐 형식으로 구성하거나, 선수나 관람객의 생생한 현장 소감을 담은 쇼트폼 영상은 공감과 공유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챌린지 형태의 콘텐츠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예컨대 “#서울마라톤챌린지”와 같은 해시태그 캠페인은 참가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확산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브랜드와 이벤트를 동시에 알릴 수 있는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이벤트 참여 과정에서 특정 브랜드의 철학이나 제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기획하는 것으로, 현대자동차가 서울마라톤에서 ‘전기차+지속가능성’을 연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홍보 일정의 수립은 사전, 직전, 당일, 사후의 네 가지 시기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사전 홍보는 대회 개최 2~3개월 전부터 시작되어 인지도를 제고하고 참가 신청을 유도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티저 영상, 등록 공지, 조기 신청 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직전 홍보는 대회 2주 전부터 집중적으로 실행되며, SNS 릴레이 캠페인, 방송 예고, 온라인 이벤트 등이 포함된다. 당일 홍보는 행사 현장의 실시간 콘텐츠 생성이 핵심이며, 현장 라이브 방송, SNS 스토리, 이벤트 현장 사진 공유 등을 통해 생동감 있는 홍보가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사후 홍보는 참가자 후기 콘텐츠, 하이라이트 영상, 사진집 공유, 참가 인증서 발급 등을 포함하며, 재참여 유도 및 지속적인 브랜드 노출을 위한 전략으로 활용된다.

 

홍보 예산의 수립과 관리는 전체 이벤트 예산의 약 20~30% 수준에서 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산의 구성 항목에는 광고비, 콘텐츠 제작비, 인플루언서 섭외비, PR 대행비, 웹사이트 운영비 등이 포함되며, 각 항목은 목적과 타겟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분되어야 한다. ROI(Return on Investment) 기준을 설정하여 투입 대비 효과를 분석하고, 특정 채널이나 콘텐츠에 대한 성과를 수치화하여 향후 전략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튜브 광고의 클릭률, 인스타그램 캠페인의 도달률, 보도자료 노출량 등을 분석하면 채널별 효율성을 비교할 수 있다.

 

스포츠 이벤트에서의 홍보 성과 평가는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로 나뉜다. 정량적 지표에는 SNS 조회수, 클릭 수, 해시태그 사용 횟수, 참가 신청 수, 뉴스 보도량, 방문자 수, 전환율 등이 포함된다. 정성적 지표에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 참가자 만족도, 언론의 보도 질, 이벤트에 대한 온라인 평판 등이 해당된다. 이를 위해 Google Analytics, SNS 분석 툴, 참가자 대상 설문조사 등을 활용하며, KPI 기반의 평가 체계를 통해 홍보 전략의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참가자 1인당 홍보비 대비 전환률’이라는 지표를 도입하면 홍보비의 효율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이벤트의 특성을 고려한 홍보 전략 설계는 시간성과 현장성, 팬덤성, 지속성을 모두 반영해야 한다. 스포츠 이벤트는 특정 시점에 집중적으로 주목받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시기별로 강약을 조절한 집중 홍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현장 참여자들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현장성 강조 전략이 요구되며, 드론 영상, 실시간 중계, 인스타그램 라이브 등 실감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팬덤 기반의 콘텐츠는 서포터즈 영상, 팬 인터뷰, 응원 챌린지 등으로 구성되며, 특정 종목이나 팀에 대한 팬심을 마케팅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지속성 확보 전략은 이벤트 종료 후에도 SNS 릴레이, 피드백 공유, 시즌 예고 콘텐츠 등을 통해 브랜드와 이벤트에 대한 기억을 연장시킬 수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BTS와의 컬래버를 통해 이벤트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평창’이라는 키워드를 회자시킨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스포츠 이벤트의 홍보 계획은 단순한 부가 활동이 아니라, 전체 이벤트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축이라 할 수 있다. 참여율, 관람률, 브랜드 가치, 지역 경제 효과 등 모든 요소가 홍보의 정교한 전략과 실행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홍보 계획은 이벤트 기획 초기부터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함께 수립되어야 하며,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타겟 분석, 메시지 개발, 채널 구성, 콘텐츠 설계, 일정 관리, 성과 측정 체계를 포함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홍보 전략이 적절히 실행될 때 스포츠 이벤트는 단지 현장의 열기를 넘어서,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과 가치를 전달하는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